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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인을 바라보는 시선'

탈모남 & 탈모녀

 

 

 '탈모인'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개개인마다 각양각색의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주변인들의 시선이지 싶다. 대개의 경우, '탈모'는 유전적 요인에 따라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모양이다. 하지만 몇몇 특이한 경우에는 아무도 예상 못한 갑작스러운 때에 찾아오기도 한다. (예를 들면, 급성 탈모?!)

 

 

 이처럼 탈모유전(!)이라고 말하지만, 정확히 탈모를 유발하는 그 원인(?)은 찾지 못할 때도 많다. 최근 들어 부각되는 (정신적 스트레스 포함) 기타 '환경적 요인'을 비롯한 (갑상선면역체계 이상 등의) '신체적 요인' 또한 탈모를 일으키는 여러 원인 중 하나이다.

 

 

<출처: EBS 명의 - 탈모의 진실>

 

 

 원인이야 어찌됐든, 전국의 수많은 '탈모인'들은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저마다 '탈모'를 경험하는 시기는 물론, 탈모가 일어나는 부위, 그리고 그 증상의 정도 또한 전부 다른 모습이지만... 한 마음 한 뜻으로 탈모를 증오(?!)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의 탈모 상태가 자신과 비교했을 때, 더 심하거나 덜 심할 수도 있다. 가끔은 그런 것을 보고 괜히 일희일비(기뻤다 슬펐다)하기도 하는데, 결국에는 같은 '탈모인'으로서 그저 동병상련의 마음이 더 크다. 왜냐하면, 그(탈모남) 또는 그녀(탈모녀)가 탈모로 인해 알게 모르게 받아왔을 '상처'와 '고통'을, 비탈모인에 비하면, 100% 그 이상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탈모에 대한 고충] - 20대 탈모 남성의 비애 : 남자 정수리 탈모

 

 

 

 

 수 년 전 이야기지만, 내가 20대 초반 대학생 때의 일이다. 당시, 친분이 있던 한 형이 갑자기 '탈밍아웃 = 탈모 + 커밍아웃'을 하더니, 약까지 먹으며 '탈모 치료'를 받고 있단다. '아! 정말요?' 순간, 놀라움과 동시에 동정심이 들었다. 그때만 해도 난 '탈모' 걱정이 전혀 없었기에, 제대로 공감하지 못했던 것이다. - 솔직히 '(탈모가) 아니어서 다행이다.'라고도 생각했다.

 

 

 그렇게 친한 형의 '탈모' 사실을 알고난 뒤, 언젠가 그 형을 떠올릴 때, 나도 모르게 탈모라는 키워드가 마치 꼬리표(?!)처럼 붙어서 떠오르더라. 이것은 흡사 '낙인 이론(?!)'처럼, 그동안 난 그 형을 편견 섞인 시선으로 그저 '탈모인'이라 여겨왔던 것이다. - 수많은 비탈모인들이 탈모인을 바라볼 때, 이와 같이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던 어느 날, 나 역시 '탈모(?!)'가 아니냐는 소리를 들으면서... 덜컥 겁이 났는데, (지난 날 내가 그러했듯) 다른 사람들 또한 나를 '탈모인'이라 낙인 찍으면 어쩌지 싶었던 거다. 그 뒤로 난 탈모의 ''자만 들어도 괜히 내 머리가 신경쓰였고... 그래, 아마 이때부터 '탈모'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던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난 위 사진 속 '탈모인'처럼 놀림 받지는 않았다. 만약 내가 10대 때부터 '탈모'를 겪었다면, 주변 친구들에게서 놀림은 놀림대로 받고 상처는 또 상처대로 고스란히 받았지 않았을까. 그런 뜻에서, 정말 어린 나이에 탈모로 고통받는 이들에겐 진심어린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사실, 어린 나이라는 게... 비단 10대 20대만이 아니라, 30대 혹은 40대까지도 포함할 수 있지 않나.

 

 

 그나저나, 다른 이의 '탈모'를 가지고서 (어떻게 보면, 그 사람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놀리는 사람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솔직히, '탈모인'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가까운 가족은 물론, 친한 친구 또는 연인 사이에서도 장난처럼 툭 던진 말이 알게 모르게 정말 큰 상처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나는 '남자 정수리 탈모'를 앓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내 머리카락이 원래 얇은 줄(?) 아는데,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 10대 때부터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더벅머리(?!) 스타일에 머리숱도 많고 모발건강(굵고 색도 진한)도 좋았다. 하지만 20대 중반, 정수리부터 시작된 '탈모'로 인해, 머리카락이 조금씩 가늘어지고 힘이 없어진 모습이다.

 

 

 한때는 좋았다. 그간 못해봤던 '헤어스타일(?!)'도 (예를 들어, 2:8 혹은 3:7 가르마를 탄 포마드 스타일링도) 해보고 말이다. 그런데, 나중에는 이 또한 머리숱이 많아야 멋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저 슬플 뿐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위 머리 뚜껑(?)이라 불리는 '정수리'가 신경 쓰인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면, 괜히 (아무 생각도 없을?) 뒷사람의 눈총이 따갑게 느껴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버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다른 사람 앞에서 고개숙일 때도 마찬가지로 신경 쓰여, 가끔은 정수리가 뜨끈뜨끈 하다.

 

 

 

 

 훈련소군대에서도 그랬지만, 예비군 훈련도 가면, 모자(또는 방탄모)를 벗는 행위를 가리켜 '탈모(脫帽 벗을 , 모자 )'라고 한다. 이 소리를 듣는데, 왜 내가 신경 쓰이냐는 말이다. 때때론, 나도 답답하다. 그리고 이게 나만이 느끼는 '피해 의식'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 그간 그랬었기에, 더더욱 난 스스로 '탈모'에 당당해지고 싶었고, 그러한 이유에서 '탈밍아웃 = 탈모 + 커밍아웃'을 선언했던 것이다.

 

 

 우리가 (시력)이 안 좋으면 '안경'을 착용하지 않나. 비슷한 논리로, 우리의 머리카락이 빠져 '가발'을 쓰는 것도 안경만큼이나 당연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지 없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이를 위해선 '탈모'에 대한 사회적 시각변화가 필요하겠지만... 한 명의 '탈모인'으로서 바람이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겉으로 드러내든, 그렇지 않든) 실제 '탈모'를 겪고 있는 이들을 수없이 마주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처럼 많은 탈모인들이 탈모를 굳이 숨기지 않았으면(!) 한다. 솔직히, 탈모라는 것이 숨기고 싶어도 숨겨지지 않는 게 사실이지 않나.

 

 

 지금 여기서 ''부터 시작해, 조금씩 조금씩 소위 '탈밍아웃 = 탈모 + 커밍아웃'을 실천한다면... 그 결과, 비탈모인이 바라보는 '탈모인 (탈모남 & 탈모녀)'에 대한 시선도 보다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덩달아, '탈모 치료' 또한 보다 더 당당하고 적극적인 자세에서 받고 말이다.)

 

 

 내가 꿈꾸는 대한민국 사회는, 앞서 언급했듯, '탈모'는 마치 '시력 저하(?)'와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것으로 여기는 동시에, '안경'을 패션 액세서리(!)로 착용하듯, '가발' 또한 그러한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회이다. 덧붙여, (몇몇 선구자 분들이 계시지만 - 예를 들면, 홍석천 씨) 일반적으로 민머리(= 대머리) 스타일 자연스러울 수 있는 그런 세상이라면 더없이 좋겠다.

 

 


 

<끝맺음>

 

 

 '탈모인'은 그 주변 비탈모인의 편견 섞인 시선에 많은 상처를 받는다. '탈모' 그 자체로도 고통이지만, 이러한 남들의 시선은 마음 속 더 큰 상처로 남을 수밖에 없는데... '탈모남' 혹은 '탈모녀'로서 적어도 한 번 이상 그러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느낀 바로는 탈모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탈모인' 스스로 바꿔야 한다는 것! - 당당한 '탈밍아웃 = 탈모 + 커밍아웃'을 통해, 끝없는 피해 의식 속에서 더이상 '탈모' 때문에 고통받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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